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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잡지

단팥빵이여, 영원하라


단과자빵의 대표 주자. 어느 제과점에나 하나쯤은 있는 고정 메뉴. 시작과 추억의 상징.
모두 단팥빵을 이르는 말이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한때 제과점을 주름잡던 단팥빵은
진열대 한 쪽으로 밀려났지만 단팥빵이 지닌 의미는 가벼운 빵 속에 든 팥소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하다.
그러니 결코 단팥빵이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제빵사에게 단팥빵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영원한 스테디셀러이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는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의 손에 쥐어진 순간
특별한 의미를 갖는, 단팥빵을 탐구한다.



이성당 장영록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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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록에게 단팥빵은 평생 업의 시작이다

Q 이성당 단팥빵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A 가장 큰 특징은 100% 쌀 반죽으로 만든다는 점, 그리고 반죽에 팥소를 가득 채운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반죽을 쌀로 만들어 쓰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요. 밀 반죽으로 만든 단팥빵과는 다르게
오랜 시간 냉장, 냉동 보관해도 식감이 푸석거리지 않고 식감이 푸석거리지 않고 찰진 맛이 살아있죠.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단팥빵이 만들어졌고,
가장 이상적인 지금의 레시피를 표준화했답니다.
이성당 고유의 레시피를 훼손하지 않고 지켜내는 것이 제몫이겠지요.



오월의종 정웅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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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에게 단팥빵은 묵묵히 옆에 있어 주는 친구다

Q 제빵사에게 단팥빵은 어떤 의미일까요?
A 제빵을 막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반죽부터 공정까지 잘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 역할을 해주고,
가게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안정적인 매출의 한 부분을 충실히 맡아주는 역할을 해주죠.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게 지켜나가야 하는 빵이라고 생각해요.



베이킹 아카데미 4계 홍상기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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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기, 단팥빵은 팥과 반죽이 조화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단팥빵을 만들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A 80년대 후반쯤 선거철이 되면 단팥빵이나 곰보빵 주문이 1,000~2`000개씩 대량으로 들어왔었어요.

작은 제과점에서는 온 사방에 빵을 두어야 할 정도로 엄청난 물량이죠. 적은 인원에 부족한 장비로 만들려니 
그때는 정말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로 지켜웠어요. 좁은 곳에서 많은 양을 구워내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한 손에는 헤라를 들고 빵 반죽에 단팥소를 넣고 감싸다 그 자세로 꾸벅꾸벅 졸아서 꾸중을 들은 적도 많았어요.
그런데 갓 구운 단팥빵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모습을 보면 금세 예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답니다.


욥 베이커리 임용순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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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순은 기본에 충실한 단팥빵을 만든다

Q 단팥빵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A 단팥빵은 시원한 흰 우유를 곁들여 함께 맛보면 꿀맛이지요. 특히 욥 베이커리의 단팥빵은 
크림빵처럼 빵을 갈라 큼직한 팥 알갱이가 살아 있는 묽은 팥소를 듬뿍 올려 샌드하는데, 이렇게 하면
달콤한 팥이 빵에 한껏 배어들어 씹는 맛이 좋고 촉촉하답니다. 



소울브레드 권순석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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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석, 단팥빵에서 제빵인의 소명을 느끼다

Q 소울브레드의 단팥빵을 즐기는 방법이 있나요?
A 프라이팬에 넣고 살짝 구워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워 도 반죽이라 열을 가하면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해지고
풍미도 한결 더 좋아지거든요. 많은 손님들이 이렇게 먹는 방법을 강추하시더라고요.(웃음)



빠띠쓰리 애나스 이상우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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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는 단팥빵이 모두의 음식으로 대를 잇기 바란다

Q 단팥빵에 얽힌 추억이 있나요?
A 처음 단팥빵 배송을 시작했을 때의 일입니다. 대전에서 주문이 들어왔어요, 20개 정도. 
한 번도 빵을 지방에 배송해본 적이 없어서 택배 박스에 벽돌 쌓듯이 넣어서 보냈죠. 단팥빵 무게 때문에
아마 맨 아래에 있는 건 다 찌그러졌을 거예요. 그 모습을 본 손님이 얼마나 당황해했을지 지금도 아찔합니다.
그렇게 몇 번의 실패 끝에 배송 노하우를 터득했어요.
울릉도를 제외하고 전국에 빠띠쓰리 애나스의 단팥빵을 보냈네요.(웃음) 



브레드스팟 조성현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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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현, 단팥빵에도 개성이 있다

Q 단팥빵이 어려운 이유가 뭘까요?
A 완성도 높은 단팥빵을 만들려면 숙련이 필요해요. 반죽으로 소를 감싸는 작업 자체가 초보자들에게는 어렵거든요.
게다가 단팥빵은 정형화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단팥빵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 또한 깊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기준을 뛰어 넘어 차별화하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브라운아지트 김준호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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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에게 단팥빵을 따뜻한 마음이다

Q 셰프님만의 단팥빵 취식법을 권해 주신다면?
A 단팥빵을 남들과 다르게, 자신의 입맛대로 변형해서 색다르게 맛보고 싶다면 버터를 넣어보세요. 
단팥빵의 팥소가 적절히 나뉘도록 절반으로 자른 뒤 그 사이에 적당한 크기의 버터를 끼워 덮으면 바로 앙터버가 탄생합니다.
차가운 상태의 버터를 끼워 먹으면 더욱 맛있겠죠?




*자세한 내용은 <파티시에> 4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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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글 편집부
정리 박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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