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2002, 13년의 세월을 짊어진 빵집 엘샤다이 과자점 취재•글 윤정연 사진 이재희 정직한 빵으로 빚어낸 내공 세월의 역사가 느껴지는 잠실의 올림픽 아파트 단지. 그곳에는 그때 그 시절부터 이곳에 오래도록 터를 잡고 있었던 듯 연륜이 느껴지는 가게들이 많다. 88올림픽 시절부터는 아니지만 엘샤다이 과자점(이하 엘샤다이) 역시 이곳에서만 만 13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보기 드문 오래된 빵집이다. 엘샤다이의 강준구 오너셰프는 한곳에서 오래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 ‘꾸준함과 정직함’을 꼽는다. ‘전능의 하나님’이라는 뜻의 ‘엘샤다이’는, 가게를 오픈하기 이전부터 그의 아내 정창수씨가 생각해 두었던 이름이다. 늘 정직하게 옳은 빵을 만들며, 손님들에게 한결같은 빵으로 다가가겠다는 마음. 또박또박 힘주어 그 뜻을 이야기하는 셰프의 설명에서 그의 신념이 묻어난다. 그리고 엘샤다이는 처음의 그 마음 그대로,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곳을 지키는 동네의 터줏대감이 됐다. 매장 및 카페 공간이 약 11평, 공장 8평, 지하의 작업실 및 창고가 20평. 총 40여 평에 달하는 엘샤다이에서는 이렇게 우직하게 걸어온 세월의 내음이 난다. 손님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라 현재 엘샤다이에서는 약 100여 가지의 빵과 케이크류를 맛볼 수 있다. 예전에는 메뉴를 200여 가지씩 선보일 때도 있었다. 지금의 제품군은 소비자의 취향과 수요에 맞추어 조절한 결과다. 물론 메뉴의 가짓수를 줄인 대신 여름에는 여름에 맞는 제품을, 겨울에는 겨울에 어울리는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정확한 상권 분석은 가게 운영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엘샤다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식빵, 단팥빵, 그리고 천연발효종을 활용한 식사 대용 빵이다. 엘샤다이의 고객 중 60~70%를 차지하는 연령대가 60~70대임에도 불구하고, 빵을 주식으로 구입하는 고객이 많은 덕분이란다. 또한 고객들의 취향에 맞추어 견과류 타르트나 크림치즈 타르트 등을 1인용 사이즈로 재배합하여 만들었더니 매출이 부쩍 올랐다. “손님들이 한 번에 먹고 끝낼 수 있는 사이즈의 제품들을 주로 구입해 간다는 것을 발견했죠. 기존의 큰 사이즈 제품들을 프티 사이즈로 만들었더니 금방 반응이 오더라고요” 손님들이 엘샤다이의 빵을 믿고 구입해 가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시대에 발맞추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때문이다. 예전에는 ‘질보다 양’을 우선하는 분위기였다면, 시간이 흐르고 고객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양보다 질’을 따지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강준구 셰프는 발빠르게 유기농 밀가루와 저지방 버터로 새로운 배합표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유기농 재료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 7년 전.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품별로 적절하게 혼용한다”는 셰프의 솔직함에 더욱 믿음이 간다. 지금 셰프는 또 다음 흐름에 대비하고 있다. 늘어만 가는 커피 전문점과 브런치 카페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3년 전부터 커피를 배운 것이다. 올 가을에는 브런치 메뉴도 배울 예정이다. 그는 만약 2호점을 내게 된다면 이번에는 단순한 빵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 슬쩍 귀띔한다. 끊임없이 동향을 파악하면서 도태되지 않도록 공부해야 한다는 강준구 셰프. 엘샤다이의 빵을 활용한 엘샤다이만의 브런치 카페를 만나보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는 셰프의 귀엣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인연을 소중히, 상생하는 업계 꾸준히 업계의 소식을 나누는 선후배와 옛 동료들, 그리고 지금 강준구 셰프와 함께 엘샤다이의 주방을 든든히 꾸려나가는 공장 식구들은 그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또 장사가 잘 된다 싶으면 야속하게도 보증금이며 임대료를 마구 올려버리는 건물주도 많은 세상이지만, 엘샤다이가 입점해 있는 건물의 건물주는 지난 7월 임대료를 약간 올릴 때까지 약 7~8년간 한번도 임대료를 올린 적이 없단다.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다는 셰프는 함께 발전해 갈 수 있는 건강한 업계를 꿈꾼다. 지난 8월 24일은 엘샤다이의 만 13년째 생일날. 강준구 셰프는 그동안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오는 9월 20일까지 인기 상품 구입 시 커피값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잠실동 올림픽타운 아파트 근처에 올 일이 있다면 이곳에 들러보는 것이 어떨까. 13년의 내공과 한결 같은 우직함으로 선보이는 셰프의 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길 17(잠실동) 문의 02-417-5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