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新동네빵집 라크렘 도시에 최적화된 동네빵집 저녁이 없는 삶 때문일까? 진짜 살고 있는 집보다 일하는 회사 근처가 ‘동네’란 말이 더 익숙하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하루 24시간 중 절반이상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요즘은 ‘도시형 동네빵집’이 각광받고 있다. 바쁜 출근길 빈속이 쓰릴 때, 갑작스러운 야근 때문에 곤궁한 처지에 몰려있을 때 더욱 빛나는 新동네빵집. 가정집 보다 회사의 비율이 높은 양재역 부근, 무려 9년차의 소박한 동네빵집을 찾았다. 정감 넘치는 주인장과의 눈인사를 원했던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과잉친절대신 친근함으로 무장한 라크렘(La cream)이다. 널찍한 창문 너머로 본 느낌보다 들어섰을 때 더욱 따뜻한 느낌의 라크렘. 휘황찬란한 인테리어 대신 이야기하듯 꾸며진 소소한 느낌의 매장은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진다. 크림에 한껏 신경을 쓴 케이크는 물론, 다양한 종류의 빵, 대략 10종류는 넘어 보이는 샌드위치,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샐러드와 메뉴판 빼곡히 적혀진 음료까지 다양한 제품의 집합소를 보는듯하다. 많은 제품 덕에 분산되는 시선을 간신히 잡고 주력제품을 묻자 김경록 오너셰프(38)는 주력상품 같은 건 없다고 웃으며 말한다. 그럼 잘나가는 제품이 어떤 건지 재차 묻자 “똑같이 나가요”라며 익살맞게 대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손님이 찾는 건 저마다 틀리기 때문이라는 현답을 내놓는다. 제품과의 타협은 없다 라크렘의 김 오너셰프는 아침 오픈부터 저녁 마감까지 도맡아하며 라크렘에서 떠나지 않는다. 아침에는 샌드위치를 포함한 빵을 만들고, 중간 중간 들어오는 샐러드 주문까지 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수십 가지가 넘는 제품을 만들어내지만 공장의 직원은 그를 포함해 단 3명뿐. 김경록 오너셰프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제품에 대한 타협은 절대 하지 않는다. 만드는 사람이 제품과 타협하는 게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사실 예전과 달리 고객들은 점점 예민해져만 가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선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셰프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제품을 소비자가 좋아할 리 만무하기 때문에 그는 라크렘의 모든 제품에 자신의 손길을 주며 제품과의 애착관계를 공고히 한다. 라크렘이란 이름답게 제품에 들어가는 크림을 중요하게 생각해 단 하나의 믹스도 사용치 않고 모든 크림을 만들어 쓰는 것은 기본.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을 맞추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과일을 듬뿍 재워 만든 자몽청과 레몬청은 훌륭한 아이스 음료의 베이스가 되고, 샐러드에 사용되는 소스들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웬만한 제품은 모두 공산품 대신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편한 공간, 편안한 맛 라크렘의 제품은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함이 묻어난다. 케이크의 경우 손이 많이 가는 데커레이션보다 제품의 맛이 살아날 수 있는 정도로만 장식한다. 틈틈이 일꾸오꼬에서 배운 이탈리아 요리를 접목시켜 샐러드와 샌드위치는 가격대비 최고의 제품으로 손꼽힌다. 주문 즉시 오픈키친에서 만들어내는 오늘의 샐러드는 6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한 끼로 탈바꿈한다. 빵의 전면이 올리브로 뒤덮인 올리브빵은 단골들이 가장 많이 찾는 빵 중의 하나가 됐으며, 재료를 아끼지 않고 만드는 빙수는 이미 단골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라크렘의 제 1원칙인 ‘편하게 올 수 있는 빵집’을 실현한건 셰프의 노력이 8할 이상으로 보였다. 29살이란 젊은 나이에 빵집을 오픈했던 그는 한 번도 이직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즐겁게 일하고 있으며 일을 하며 힘들다고 느낀 적조차 없다고 단호히 말하는 그. 라크렘을 방문한 손님들이 빵과 과자에 대해 알고 좋은 음식을 가려내는 혜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참으로 소박한 동네빵집아닌가. <라크렘을 사랑하는 단골 블로거의 한마디> 매일 오픈키친에서 만들어 주시는 푸짐한 샐러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올리브 빵과 치즈가 가득 들어있는 빵들. 원하는 케이크가 있다면 만들어주신다고 선뜻 말하는 열혈 셰프님 덕에 단골이 되어버렸어요! 지인들을 위한 케이크나 파이 등도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죠. 제가 생각하는 유일한 단점은 일요일은 문을 닫아서 빵을 못 먹는다는 거 정도에요^^. /백곰 님(http://blog.naver.com/polarours) 불꽃 셰프라고 불러도 될까요? 끊임없이 배우는 셰프님의 자세와 노력에 반했어요. 항상 고객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시죠. 어떤 질문을 드려도 항상 선생님처럼 친절하게 기대이상으로 설명 해주시는 점도 좋아요. 단순히 셰프와 고객이란 입장보다 단골손님으로 우대받는 기분이 들곤 하죠. 베이커리도 좋지만 신선한 재료로 즉석에서 만들어주시는 오늘의 런치메뉴는 강력추천 합니다. /케이크맘 님(http://blog.naver.com/cakemam) 취재ㆍ글 구효선│사진 이재희